상세정보
화단 아래 묻힌 시간들

화단 아래 묻힌 시간들

저자
김현아 저
출판사
루미너리북스
출판일
2025-06-01
등록일
2026-07-0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0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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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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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도시 한복판 25년 된 아파트 화단 아래에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 매년 새로운 꽃이 심어지고 뽑히는 그 땅속에는 수백 가정이 남긴 작은 비밀들이 묻혀 있다. 어린이가 떨어뜨린 장난감, 이별의 아픔에 버린 반지, 고향을 그리며 심은 꽃씨, 돌아간 가족을 위해 묻은 유품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조경 담당자 정한별은 15년간 화단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조용히 수집해왔다. 그에게 이 작은 화단은 단순한 조경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희로애락이 스며든 거대한 기억의 저장소다. 번화가의 소음 속에서도 이곳만큼은 따뜻한 침묵이 흐르고 있다.

1999년 첫 입주자 김영희 할머니가 고향 마산의 모래를 담은 봉투를 묻으며 시작된 이야기는 25년의 세월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진다. 2007년 이혼의 상처로 결혼반지를 화단에 던진 박미선, 2015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레고 블록을 묻은 최태영 부부, 그리고 2024년 현재 이곳에 사는 새로운 가족들까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같은 땅을 밟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실로 엮여 있다. 정한별만이 이 모든 이야기의 전모를 알고 있지만, 그는 결코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대신 계절마다 화단을 새로 꾸미며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정한별 자신도 이 아파트와 깊은 인연으로 얽혀 있다. 그가 단순한 관리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독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마주하게 된다. 화단에서 발견되는 물건들 하나하나가 퍼즐 조각이 되어 숨겨진 진실을 완성해간다. 15년간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이곳에서 일했던 진짜 이유, 할머니 김영희와의 특별한 관계, 그리고 그가 물건들을 수집한 진정한 목적이 감동적으로 밝혀진다. 이는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가족의 의미와 소속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던진다.

모든 비밀이 드러난 후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잃어버린 목걸이를 되찾은 이수진의 미소, 화단의 이야기에 감동한 박민우 부자의 대화,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하는 아침 산책. 아파트 화단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기다리고 있다. 상처는 치유되고 기억은 보존되며 희망은 새싹처럼 돋아난다. 작가 김현아는 도시 한복판 작은 화단이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사는 일상의 기적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25년 동안 쌓인 시간의 지층 위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연대감이 독자의 마음 깊숙이 전해지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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